고급협동조합의 O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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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간OSM 529호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 후루하시 타이치 씨(닉네임 MAPconcierge)가 올해 홍수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의 오픈스트리트맵 기여자들 1,800여명이 건물 65,000개를 오픈스트리트맵에 매핑했던 일을 되돌아보았습니다. (ja) > ko

여기서 궁금증 하나, 오픈스트리트맵이 재난 대응에 도움을 정말 주는가?

주간OSM을 유심히 읽어 온 독자 분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실제로 동남아나 아프리카 쪽은 오픈스트리트맵을 이용해 구호 작업을 한다. 이러한 곳들은 제대로 된 지도가 없는 개발 도상국이고, 따라서 오픈스트리트맵을 쓰는 게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일본은?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잘 갖춰진 선진국일 텐데도 오픈스트리트맵을 사용한다고?

한번 자세히 알아보고, 우리나라의 사례와 비교해 보자.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오픈스트리트맵의 인기가 없는 이유를 알아낼 수도 있으니까.

 

주간OSM에 나와 있는 링크에 들어가서 일본어 원문 몇 개를 가져왔다.

 

まず、発災後すぐに必要になるのは、どの道路が通行可能で、どの道路が車が通行できないのかを、可能な限り正確に現場に向かう救援隊に伝えることです。

먼저 재해 발생 후 즉시 필요한 것은 어떤 도로가 통행 가능하고, 어떤 도로가 차량이 통행할 수 없는지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현장으로 향하는 구호대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各社のデータを取りまとめている ITS Japan が通行実績情報として発災時には公開する体制ができ、その背景地図には地理院地図とOpenStreetMapが使われています。

ITS Japan이 각 회사들의 통행 실적 데이터를 정리해 재해 시 공개하는 체제가 되어 있으며, 그 배경 지도는 지리원 지도와 OpenStreetMap를 사용합니다.

원문을 보면 오픈스트리트맵이 재난 대응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보다는, 간접적인 도움(산사태 때문에 도로가 막혔는데 지도에는 갈 수 있는 길로 나타나서 혼동하는 일을 없애줌)을 준다고 볼 수 있다(적어도 일본에서는.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는 직접적인 도움도 꽤 주는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에서 주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도 오픈스트리트맵을 직접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이런 경우 국토부 지도만을 사용한다. 국토부 지도가 오픈스트리트맵보다 더 자세하고 신뢰도가 높으니 굳이 오픈스트리트맵을 추가로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왜 일본은 오픈스트리트맵도 배경 지도로 지원하는가?

 

일본 지리원 지도
오픈스트리트맵

일본 지리원에서 배포하는 지도를 보면 일상생활에서 쓰는 지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물론 지리원 지도를 확대하면 논/밭 표시는 없어지긴 하는데, 그래도 다소 불편하다. 병원이나 약국 등도 나타나 있지 않아 재난 상황에서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반면 오픈스트리트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지도와 닮아 있다. 재난 상황에서 쓰기 좋게 각종 상호들이 나와 있다.

 

대한민국 국토부 지도
오픈스트리트맵

반면 우리나라 국토부에서 배포하는 지도는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과 유사한 스타일이다. 재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오픈스트리트맵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덤이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오픈스트리트맵을 잘 쓰지 않는 것은 이 점도 한 몫 하지 않나 싶다.


被災地の災害ボランティア活動で重要なのは、現在の避難状況と町の復旧・復興状況を地図で一覧できること。災害対策本部でも大判の紙地図が張り出されて、様々な情報が上に書き込まれていきますが、草の根の被災地復興マイマップは行政のような公的機関とは別に、各地で自発的に情報ボランティアが公開をしています。

我々のクライシスマッピングデータを素早く活用しているのが、2018年の西日本豪雨災害時に真備町で活用された「
まびケア」をベースに改良された「まちケア」です。OpenStreetMapの上に、POIsデータと呼ばれる地点情報を避難所、薬局、医療機関、高齢者向け施設、ホームセンターなどでカテゴライズして情報提供が行われました。

재해지의 자원 봉사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대피 상황과 거리의 복구·부흥 상황을 지도에서 살필 수 있는 것. 일반적으로 재해 대책 본부에서도 각종 정보를 기입한 종이 지도를 붙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각지의 정보 자원 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풀뿌리 재해지 부흥 마이 맵[footnote]my map, (구글 지도 등에서) 원하는 곳마다 북마크를 달아 놓은 지도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footnote]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오픈스트리트맵 기여자들)의 재난 매핑 데이터를 재빠르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 2018년의 서일본 호우 재해시에 마비 정(町)[각주:1]에서 활용된 「마비 케어」를 베이스로 개량된 「마치[각주:2]
케어」입니다. 오픈스트리트맵 상에 POIs 데이터라 불리는 지점 정보를 대피소, 약국, 의료기관, 고령자용 시설, 홈센터 등으로 분류하여 정보 제공이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에는 재난 시 도움이 되는 정보(병원, 대피소 등...)들을 오픈스트리트맵에서 골라내 시각화하는 사이트가 있나 보다. 이 사이트가 (오픈스트리트맵을 아는 매니아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본의 5대 주간지에 속하는 아사히 신문에서도 마치 케어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듣보잡 사이트는 아닌 것 같다.

 

我々の先人の知見でもあるハザードマップと、今回の被災地を見比べながら、近い将来起こるであろう同様の災害を先回りし、より迅速に、効果的な地図づくりを行えるよう、今回乗り越えられなかった多くの課題をひとつひとつクリアしていきながら、草の根のクライシスマッピング活動の拡充に引き続き取り組んでまいります。

우리 선조들의 지견이기도 한 해저드 맵과 이번 재해지를 비교해 보면서,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것 같은 재해가 닥치기 이전에 보다 신속히 효과적인 지도 만들기를 실시할 수 있도록, 이번에 넘지 못한 많은 과제를 하나하나 클리어 해 나가면서, 풀뿌리 재난 매핑 활동의 확충에 계속해 임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대개 이런 지도를 만들 때 오픈스트리트맵을 이용하지 않고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구글 지도에 북마크를 달아서 만든다. 이러한 북마크들은 재난용으로만 유용하다. 전국의 대피소 개수를 분석할 때 등, 재난 외 상황에서는 그리 유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오픈스트리트맵에 POI들을 직접 추가해 준다면 재난 용도 외에도 이러한 POI를 언제든지, 어떤 용도로든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오픈스트리트맵을 '지도가 아닌, 데이터베이스'라고 칭하는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 다양한 외국의 사례, 또는 국내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오픈스트리트맵을 활성화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여기서 외국은 우리와 환경과 문화가 비슷한 일본이 주가 될 것 같다.

  1. 일본 오카야마현 쿠라시키시에 위치한 마을. [본문으로]
  2. 일본어로 마을이라는 뜻.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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